작품소개
“첫날 밤, 첫 남자 정도는 내가 결정해도 되잖아.”
하루는 평생 짓밟혀 살아온 삶이 억울해서 하룻밤, 단 한 번의 일탈을 택했다.
다시 만날 일 없는 낯선 남자와 뜨거운 하룻밤.
그러나 운명의 장난인지, 운명의 이끌림인지
밤을 보낸 남자와 결혼식장에서 재회한다.
하루는 신부로 남자는 신랑 측 하객으로.
*
“불면증에는 술보다는 다른 게 좋은데.”
갑작스레 끼어든 낯선 목소리에 남자의 시선이 하루에게 향했다.
“죄송해요. 참견할 생각은 아니었는데 저도 불면증을 겪고 있어서…….”
태연하게 미소를 지었지만, 하루의 심장은 여태껏 뛰어 본 적 없는 최고 속도로 움직이고 있었다.
“그럼 불면증에는 뭐가 좋습니까?”
“……온기요.”
“온기라……?”
하루가 손을 뻗어 남자의 손을 잡았다.
“받기만 하는 것은 실례죠. 온기…….”
남자의 길고 우아한 손가락이 하루의 손을 쓸어내리며 감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