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위 따위는 어떻게 되든 상관없어! 그냥 평생 네가 하라는 대로 빨래하고, 청소하고, 식사 차리며 살아도 좋아!”
사냥용 그물에 남자가 잡혀 주워왔다. 그런데 자신이 기억상실증이라고 주장한다. 어라, 이거 「원작」의 흑막 왕자 대사잖아? 18년 전, 아빠가 쓴 책에 갓난아기로 빙의했다. 주인공은커녕 이름도 본 적 없는 조연으로. 길고긴 시간을 기다려 간신히 나타난 등장인물! 흑막 왕자, 너 딱 걸렸어. 최선을 다해 방해해주지. 그러면 원래 세계로 돌아갈 수 있지 않을까? 하지만 이거…… 분명 거짓말인 걸 아는데도 마음이 흔들린다. 배신당할 게 뻔한데, 저 말이 진짜인 것만 같다. 오만방자한 왕자 주제에 왜 내 앞에서 이러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