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소개
“우리, 이혼해요.”
무심한 그녀의 눈빛에는 아무것도 남아있지 않았다. 4년 전 그녀는 싱그러움이 물씬 풍기며 준상을 들뜨게 했었다. 하지만 지금은 바싹 말라 시들어버린 꽃과 같았다.
***
이혼 후, 5년 만의 재회였다. 예상치 못한 만남에 서경은 당황했지만, 애써 표정을 감추며 웃으며 인사했다.
“오랜만이야.”
“네. 오랜만이에요.”
준상은 활짝 웃는 그녀에게서 처음 만났을 때의 모습을 보았다. 다 죽어가던 꽃이 다시 활짝 피어나 짙은 향기를 풍기며 그를 다시 들뜨게 했다.
그가 집까지 데려다주겠다는 걸 거절하지 못했다. 서경은 자신도 모르게 그에게 차 한잔 마시고 가라고 권했다. 그가 거절할까 초조하던 마음과 달리 그는 선뜻 그러겠다며 따라 들어왔다. 그리고 그날 밤, 두 사람은 5년 동안 고팠던 갈증을 마음껏 풀어냈다.
서경은 그때까지도 몰랐다. 전남편과 하룻밤 뜨거운 정사가 불러올 파장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