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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완결 1권

    2022.10.12 약 1.7만자 1,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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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이 차장은 사람에 대한 선이 분명한 것 같아요.”
“낯선 기분이 어려워서 그래요. 낯선 사람과 어떻게 아는 사람이 돼야 하는 건지, 어느 순간부터 그게 어려워졌어요. 우습죠?”
“그렇지 않아요. 오히려 다행스러워요. 공과 사를 구분하는 거라고 대답할까 봐 걱정했어요.”
 
낯섦이라는 감정은 모르는 사람에게 느끼는 경계심이 아니다.
낯섦은 자신과 어떤 식으로든 관계가 맺어질 것 같은 사람에 대한 경계이다. 자꾸만 눈에 밟히는 사람 말이다.
그리움이니 애틋함이니 하는 것들만 위험한 건 아니다.
이런 사람이었구나…….
몰랐네, 이런 사람인 걸…….
어느 한 사람에 대해서 깨달아지는 게 많아질수록 낯선 감정 또한 커간다.
사람이 낯선 게 아니라 새롭게 시작될 것 같은 관계가 낯선 것이다. 아니, 두려운 것이다.
새로운 사람…….
새로운 관계…….
그것들에 대한 낯가림이 컸던 것뿐이다.
어쩌면 그건 어떤 것도 기대할 수 없게 돼 버린 마음의 반영이었던 것도 같다.
지독한 이별을 겪고 난 뒤 사람에 대해, 사랑에 대해 어떤 기대도, 믿음도 가질 수 없었던 지안은,
오랜 시간 함께 ‘일상’을 공유하며
어느 순간 낯섦을 헤치고 다가오는 우혁에게 점점 익숙해지는 자신을 느끼게 되는데…….
 
 
[본문 내용 중에서]
 
“나에 대해서는 궁금한 거 없었어요?”
지안이 그를 바라보며 웃었다. 생각지 못한 순간 허를 찔린 사람처럼.
“없었나 보군요.”
“좋은 분이라고 생각해요.”
“너무 상투적인 말인데요?”
장난스러운 우혁의 말에 그녀의 미소가 환해졌다.
“회사에 있을 땐 몰랐던 부분들을 보게 되는 것 같아요.”
“아무래도 그렇죠.”
“늘 배려해 주셔서 감사히 생각해요.”
“그게 좋은 사람이라는 의미였어요?”
“네.”
우혁이 어둑한 하늘을 올려다보며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는 이내 자신과 나란히 걷고 있는 지안을 바라봤다.
“비밀 얘기 하나 해 줄까요?”
“비밀 얘기요?”
그는 지안의 눈빛에서 흔들리는 갈등의 그림자를 봤다.
누군가의 비밀을 들어야 하나, 말아야 하나 몹시 갈등하는 눈빛이었다.
그런 그녀의 눈을 바라보며 우혁이 말했다.
“나는 아무에게나 좋은 사람은 아니에요.”
“네?”
“모두에게 똑같이 좋은 사람은 아니라는 얘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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