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소개
“이혼, 하겠습니다.”
3년간의 결혼 생활, 남편은 단 한 번도 나를 바라봐 주지 않았고 결국 난 그와 이혼했다.
혼자 사는 건 힘든 일이었다. 어떻게든 생계를 이어 나가기 위해 스펜서 공작가의 하녀로 취업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스펜서 공작에게 내가 메일런 공작 부인이었다는 사실을 들켰다.
“……만약 공작님께서 제가 이곳에서 하녀로 일하는 게 불편하시다면 일은 그만두도록 하겠습니다.”
“아니요, 그만두실 필요는 없습니다. 부인께서 말씀하시지 않았습니까? 부인께선 메일런 공작과 이혼하고 다시 평민으로 돌아오셨다고. 그럼 저는 모른 척할 테니, 원하는 대로 하십시오.”
나름대로 평화로운 나날이었다. 이전엔 내게 관심조차 없던 전남편 프란츠가 나와 스펜서 공작의 사이를 의심하기 전까지는.
“당신이야말로 이곳에는 무슨 일이야? 나한테는 아무런 사이 아니라고 해놓고……. 아무런 사이도 아닌 것치고는 꽤 다정해 보이더군. 혹 나 몰래 둘이 만나고 있었던 것은 아닌가?”
“공작께선 혹시 일라이저 양을 좋아하십니까?”
“……웃기는 소리.”
“아니라는 말씀입니까?”
“당연하지.”
우리의 사이를 추궁하는 프란츠를 향해, 스펜서 공작이 선언하듯 말했다.
“그럼 제가 일라이저 양을 좋아해도 되는 거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