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소개
* 키워드 : 판타지물, 서양풍, 첫사랑, 소유욕/독점욕/질투, 금단의관계, 집착남, 나쁜남자, 후회남, 상처남, 냉정남, 무심남, 오만남, 상처녀, 순정녀, 철벽녀, 무심녀, 왕족/귀족, 기억상실, 복수, 애잔물, 피폐물
록센나 제국의 성녀인 유이시엘 로이체란은
황제의 사생아, 카드란을 사랑했다.
하지만 어릴 적 함께 도망치자는 카드란의 말에
유이시엘은 그의 기억을 봉인한 뒤
그대로 작별을 고해 버린다.
그리고 수년 뒤.
로이체란 가문의 칼날 아래 어머니를 잃은 카드란은
복수하겠다는 일념하에 반정으로 황위에 오른다.
내친김에 유이시엘의 숙부까지 유폐해 버린 그는
복수의 일환으로 성녀인 유이시엘을 황비로 들여
제 옆에서 말려 죽이려는 계획을 세우는데…….
“죽지도 못하는 인생이라? 그대가 보통 사람과 다르다는 건 알았지만 정말로 지긋지긋해.”
“폐하.”
“……죽고 싶다면 내 앞에서 서서히 죽어 가도록 해.”
▶잠깐 맛보기
“내가…… 도대체 너에게 무슨 짓을 한 거지?”
그는 고개를 숙이고 스스로에게 조용히 분노했다.
「일시적으로 되찾은 거야.」
성물이 말을 걸었다.
「곧 다시 봉인될 거다.」
그 말에 유이시엘은 안심하고 잠시나마 카드란의 손을 꼭 잡았다.
“그건 란의 잘못이 아니에요.”
이렇게 말하지만 그에게 상처받은 게 많았다. 유이시엘은 고개를 숙이고 웃었다. 그래도 기억을 찾은 카드란이 미안해해 줬고, 화를 내고 있었다.
그것이 왜 이리 슬프면서 위안이 되는 것일까.
“내가 잘못한 거예요. 내가 란에게 나쁜 짓을 해서 란이 이렇게 된 거잖아요.”
유이시엘의 말에 카드란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렇다고 해서 네가 받은 상처가 사라지는 건 아니잖아.”
그 말은 맞다. 훅 치고 들어온 그의 말에 유이시엘은 아무런 대꾸도 하지 못했다.
이런 것은 반칙이잖아.
“유엘…… 내 기억, 다시 사라져?”
“슬프게도, 그럴 거예요.”
“난 복수를 할 거야. 예전처럼 유엘과 도망칠 수 없어. 널 버릴 수밖에 없어.”
유이시엘은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복수의 대상에는 너도 포함되어 있어. 기억을 잃은 내가 잔인하게 굴지도 몰라. 그러니 지금 죽게 내버려 두지 그랬어.”
그가 죽어 버리면 자신은 어찌 될까.
그런 세상에서 견딜 수 있을까…….
“그래도 란이 없는 세계에선 살 수 없어요.”
“유엘.”
“오늘 일은 잊으세요.”
“……너를 선택하지 못해서 미안해.”
그 말을 끝으로 그의 눈꺼풀이 천천히 감겼다. 그리고 다시 눈을 떴을 때는 기억을 잃은 카드란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