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소개
“네 이름과 딱 맞는 조연 있잖아, 걔. 딜란 플라인스!”
이조연은 친구에게 들었던 말 그대로 소설 속 조연 중의 조연 딜란 플라인스로 환생했다.
탐스러운 딜라이아의 머릿결을 보며 입맛을 다시던 딜란은 자신의 머리카락을 매만져 보았다. 역시나 부스스한 머리칼이 틱 끊어졌다.
혀끝이 씁쓸했지만, 조연의 삶이 이렇지 뭐. 딜란은 수긍했다.
그런데, 딜라이아에게 다가가야 할 황태자 아서스가 제게 다가온다?
“연애, 하자고 나랑.”
“싫어요.”
칼 같은 대답에 아서스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딜란은 쌤통이라고 생각했다.
***
새빨간 레드 카펫 위로 황좌를 향해 발걸음을 옮기는 소리가 적막한 홀을 울렸다.
새까맣다 못해 칠흑 같은 밤을 담은 듯한 검은 머릿결. 그 밑으로 언뜻 보이는 눈빛이 살벌함을 담고 있다.
그가 저런 눈빛을 하게 한 인물이 머릿속에 선명하게 떠올라 젠은 입술을 짓이겼다.
‘그래, 도망치고 싶다면 지금. 힘껏 도망쳐라.’
딜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