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부터 반복적으로 꿈을 꿨다. 카시아라 불리는 여자가 사랑하는 남자 이안을 죽이고, 자살하는 꿈. 그리고 오늘, 여느 때처럼 자고 일어났을 뿐인데 사람들이 저를 카시아라고 부른다.
‘내가 꿈속에 갇힌 거야?’
그나마 다행인 건 모든 사건이 일어나기 전 시점이라는 사실. 아직 이안이 세상을 피로 물들이지 않았고, 제 손엔 이안을 죽일 검이 들려 있지 않다. 이 핏빛 꿈에서 안전하게 살아남아 진짜 제 세상으로 돌아가고 싶다. 그런데 굳이 도망쳤건만, 위기가 닥칠 때마다 나타나는 이안.
“왜 절 지나치지 못하세요?” “글쎄. 모르겠는데. 그냥 정신 차리면 보고 있어서 나도 잘 모르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