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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완결 1권

    2022.01.03 약 14.1만자 3,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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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방송반 선배 도영을 무려 9년 동안이나 짝사랑해왔던 세진은 도영이 갑자기 재벌가의 딸과 결혼을 해버리자 낙망하여 방황한다. 그런 그녀의 곁에는 오랜 친구이자 같은 방송국의 동료기자인 선우가 있다. 
 도영을 잊게 해줄 테니 자신과 결혼을 하자고 설득하는 선우. 처음에는 거부하던 세진도 선우의 끈질긴 설득에 결국 결혼을 결심한다. 결혼 후 그동안 감춰왔던 선우의 본심이 드러난다.

“너 콩나물국도 끓일 줄 알아?”
“그럼, 자취경력이 몇 년인데.”
 맑고 시원한 콩나물국물이 세진의 아린 속을 달래주었다. 
“야, 너 진짜 콩나물국 잘 끓인다.”
“이 정도면 합격이야?”
“합격? 무슨 합격?”
“네 남편감으로 합격이냐고?”
“아침부터 웬 헛소리?”
 세진이 쌀쌀맞게 면박을 주는데도 선우는 뭐가 그리 좋은지 웃고 있을 뿐이었다. 선우가 그런 농담을 한 게 한두 번도 아닌데 오늘따라 그의 표정에서는 뭔가 걸리는 게 있었다. 세진은 이번 기회에 분명히 못을 박아두는 게 좋겠다고 생각했다. 
“부탁인데 어디 가서 그런 농담 좀 하지 마. 사람들이 너랑 나에 대해서 이상한 소리 하는 거 몰라? 우리 둘이 있을 때는 그렇다 쳐도, 남들 듣는 데서는 조심 좀 해.”
 방금 전까지만 해도 웃고 있던 선우의 얼굴에서 웃음이 가셨다. 
“농담 아닌데.”
 선우는 그 어느 때보다 더 진지한 얼굴로 세진을 바라보고 있었다. 
“너 지금 뭐하는 거야? 지금 그런 이야기가 너랑 나 사이에 어울린다고 생각해?”
“안 어울릴 건 또 뭐야? 너랑 난 꼭 농담만 해야 하는 거야?”
“부탁인데 그만해줬으면 좋겠다. 나 너랑은 이런 이야기하고 싶지 않아.”
“싫어도 들어. 왜냐하면 내가 진짜 너한테 하고 싶었던 이야기는 이거니까. 널 만나면 만날 실없는 이야기만 해야 하는 내가 정말로 싫었으니까.”
 선우의 얼굴이 낯설었다. 그녀가 알아왔던 백선우가 아닌 다른 남자와 마주앉아 있는 것같은 기분이 들었다. 
“더 이상 듣고 싶지 않아.”
“너도 이제 진실을 마주볼 때가 됐어.”
“진실? 뭐가 진실인데?”
“내가 남자라는 사실을 받아들여. 넌 나를 영원히 친구로만 박제해 두고 싶겠지만.”
 9년이면 충분했다. 자신의 진심을 감춘 채 그저 친구로만 만족하는 척 하던 시간들은 이제 끝을 내야만 했다. 비록 세진이 자신을 거부한다고 해도 이제 다시 과거로 돌아갈 수는 없었다. 가면은 벗겨졌고 이제 정면승부만이 남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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