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소개
※ 대만 TV 드라마 제작 중
하룻밤 사이 십여 명의 친척을 살해하고 자백한 열여덟 살 소년, 정근희.
담당 형사인 양원풍은 그의 혐의를 부정하며 필사적으로 사건을 수사하지만
정근희는 끝까지 진술을 번복하지 않고 결국 무기 징역을 선고받는다.
7년 후, 한 건물에서 발생한 기괴한 살인 사건.
이 사건을 해결할 수 있는 건 정근희뿐이라는 걸 알고 있는 양원풍은
그를 평생 보살피겠다고 약속하며 교도소에서 데리고 나오는데.
* * *
“아직 돌아갈 기회가 있어요.”
“돌아가지 않을 거야.”
양원풍은 계단 한 칸을 올라와 정근희 옆에 섰다. 그의 얼굴에는 오랜만에 생기가 돌고 있었다.
“네가 날 쫓아내지만 않으면 원하는 건 다 해 줄게. 말만 해. 나보고 죽으라고 해도 죽을 수 있어.”
정근희는 한숨을 내쉬고는 발바닥부터 감아 올라오는 검은 안개를 쳐다보며 웃었다.
“형사님은 지금 자기가 무슨 짓을 하는지 몰라요.”
“근희야, 난 내가 지금 뭘 하고 있는지 잘 알아.”
양원풍은 여전히 단호하게 말했다. 정근희는 그 말을 듣고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지만 더 이상 양원풍을 말리지는 않았다. 양원풍은 안개 속으로 걸어 들어가는 정근희의 뒤를 따랐다.
“제 말 믿으세요. 형사님은 정말 몰라요.”
정근희는 혼잣말하듯 말을 흘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