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소개
가난에 찌든 자작가 셋째 따님에 빙의했다.
그러던 어느 날, 양심 없는 부모는 그녀를 공작가에 팔아치우듯 넘겨 버리고.
“혼이 바뀌었군.”
처음 만난 마티어스 세이무어 공작은
한눈에 그녀가 빙의했다는 걸 알아 버렸다!
……그런데 왜 혼인신청서를 내미시는 거죠, 공작님?
그때는 몰랐다.
“부인한테서는 늘 청량한 느낌이 나.”
낯선 곳에 빙의한 인간을 위해 주는 능력은
퐁퐁 솟아나는 천연 탄산이라는 걸.
“사이다가 뭔진 몰라도 청량한 거라면 딱 부인이로군.”
“그게 상당히 마음에 들거든. 그러니 절대 놓칠 수 없지.”
그리고 공작은 그 사이다 기운에 환장한다는 걸.
배곯지 않을 만한 무던한 곰 같은 남자를 만나 살고 싶었는데
졸지에 공작 부인이 되어 버렸다?
*
“레몬티예요. 피로 해소에 좋으니 드시면 훨씬 상쾌하실 거예요.”
“아, 상쾌한 거.”
빵을 입에 쏙 집어넣는 이벨린을 보며 마티어스는 느릿하게 고개를 기울였다.
“이런 것보다는 부인이 옆에 있어 주면 더 좋은데 말이지.
그러니 방문은 항상 열어 놓도록 해.”
“쿨럭!”
“열어 놓는 게 좋을 거야. 다시 방을 옮기고 싶은 게 아니라면 말이지.”
손에 넣은 청량한 존재를 그냥 놓아둘 생각 따위 없으니까.
마티어스는 피식 웃으며 레몬티를 도로 건네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