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소개
“은혜를 갚기 위해 왔습니다, 일레나 님.”
일레나는 만신창이의 남자를 주워다 정성껏 돌봐줬다. 치료해놓고 보니 흐뭇하게도, 남색 머리에 황금안을 지닌 엄청난 미남이었다.
제 이름이 체르라는 것 외에는 아무것도 기억 못 한다던 꽃미남은, 어느 날 편지만 한 장 남겨놓은 채 날아가버렸다.
그리고 1년 뒤, 일레나는 제집을 둘러싼 시커먼 무리를 발견하는데.
“정말 대공 전하가 맞으시다구요?”
“예. 맞습니다.”
“대체 왜…… 대공 전하가 대체 왜.”
“은혜를 갚기 위해서입니다.”
돌봐줬던 꽃미남은 은혜 갚는 대공이 되기 위해 돌아왔다.
체르디에 르벤다르트, 르벤다 제국의 대공.
일레나가 한사코 거절하는데도 은혜를 갚겠다며, 물러나질 않고 버틴다.
“그러니까. 같이 갑시다. 제국으로.”
“대공님. 마음만 감사히 받겠습니다. 여길 떠날 수 없어요.”
“그럼 저도 여기 있을 텐데요?”
일주일의 실랑이 끝에, 결국 일레나는 르벤다 제국으로 향할 수밖에 없었다.
대공가에서 일레나는 융숭한 대접을 받으며 서서히 제 목표를 정비한다.
그녀는 본디 로지아트 자작가의 영애, 하나 가문은 누명을 뒤집어쓰고 멸문당했다. 원수들에게 복수를.
“저는 도와드릴 수 있거든요. 일레나 님이 원하는 바를 이룰 수 있도록.”
그런데 이 남자. 뭐 알고 있는 거 아니야? 왜 자꾸만 이런 말을 하는 거지?
“모든 건 일레나의 뜻에 달려 있습니다.”
그리고 나는 왜 자꾸 흔들리는 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