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소개
“왜 또 그렇게 쳐다봐요?”
“반하라고.
혹시나 기억 속의 내가 별로더라도 지금의 날 못 버리게, 꼬시는 거야.
그러니까 넘어 와.”
한밤중, 하릴없는 백수 꼴로
시골 원두막에서 하는 이토록 유치한 고백이라니,
한 번도 생각해 본 적 없다.
누군가에게 이처럼 낯간지러운 말을 하는 것도,
그 반응에 일희일비하는 것도 처음이다.
“안녕히 주무세요. 사랑하는 서재영 씨.”
사랑한다는 그 말, 그 단어가 뭐라고, 활자 몇 개에 가슴이 뛰었다.
첫사랑에 목을 매는 사춘기 사내애처럼 좋아서 넋 놓고 웃다가 깨닫는다.
맞아, 넌 내 첫사랑이었지.
십 년 만에 재회한 내 첫사랑이 날 머저리로 만들고 있었다.
“나랑 연애해. 그럼 알게 될 거야. 내가 널 얼마나 좋아하는지.”
이 여름이 떠나기 전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