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소개
“좋아합니다, 대표님. 오래전부터 좋아했어요.”
“진심이야?”
“네? 네.”
“키스해 줘?”
2년 동안 짝사랑한 상사, 태주의 약혼 소식에 덜컥 고백해 버린 라은.
그대로 하룻밤까지 같이 보내 버렸다.
기억나지 않는다고 발뺌하며 없던 일로 하려 했는데,
“내가 뭘 더 주면 되겠어?”
“…마음이요.”
“내 마음은 못 줘. 없던 일로 하지.”
결혼하라는 압박에 라은에게 계약 결혼을 요구하면서도
몸은 줄 수 있지만, 마음까지는 줄 수 없다는 태주.
“대표님께서 하신 제안, 아직 유효한가요?”
당연히 거절하려 했지만, 사고만 치는 가족 때문에 빚을 떠안게 된 라은은
울며 겨자 먹기로 태주의 제안을 받아들이고 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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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안 좋아하세요?”
창문으로 시선을 돌렸던 태주의 고개가 홱 돌아왔다.
“아니라고, 제 착각이라고 생각하고 싶은데. 그래도, 그래도 확실히 하려고요.”
“뭘?”
“저한테 정말 아주 조금의 관심도 없으세요?”
“…….”
“거짓말하지 말고 솔직하게요. 정말 제가 대표님 마음에 들어갈 자리는 전혀 없어요?”
“없어.”
그가 시선을 비키며 대답했다.
자신 없어 하는 목소리에 라은은 입 안을 잘근 깨물었다.
평소라면 눈물이 차오를 텐데 희한하게도 마음이 평온해졌다.
세차게 흔들리던 마음의 파도가 바람 한 점 없이 멈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