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소개
남편이 다른 여자를 사랑할 예정이다.
남자 주인공이 여자 주인공을 사랑하는 건 운명이니까.
그리고 나는 그 전에 죽어줘야 하는 남편의 전 부인이 되어버렸다.
그의 마음에 상처를 주는 첫사랑이지만, 결국은 추억으로 잊힐 엑스트라가 바로 나였다.
원작대로 죽는 건 사절이고,
정략결혼 생활도 싫고,
훗날 남편한테 내쫓기는 신세가 되는 것도 끔찍하다.
그렇다면 답은 빠른 이혼뿐인데….
“사유 없는 이혼 신청은 윤허되지 않습니다.”
그게 내 마음대로 안 된다는 게 문제다!
황제가 주선한 결혼이라 이혼하려면 명분이 필요하다고?
그럼 내가 이유를 만들어주면 되는 거 아닐까?
*
“왜 자꾸 이혼을 말하는 건지 모르겠군. 그렇게 외로웠어?”
라시드가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내 허리를 안았다. 꼼짝없이 그의 품에 안긴 모양새가 됐다.
얇은 슈미즈 드레스 너머로 라시드의 체온이 부드럽게 전해져 왔다. 온기와 함께 그의 체향이 진하게 밀려들었다.
“지금 뭐….”
하는 거예요, 라고 말하려는 순간.
라시드가 고개를 틀어 입술을 맞대려 했다. 그의 얼굴이 점점 다가온다. 금방이라도 서로 맞닿을 듯 가까워진다.
“안 돼요!”
나는 얼른 두 손을 들어 그의 입술을 막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