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소개
나는 예쁘지 않다.
공부를 잘하긴 하지만 별다른 매력이 있는 것도 아니고, 특히나 키가 너무도 작았다.
그런데.
신체검사 날. 작은 키가 콤플렉스였던 내 머리 위에 엄지손가락을 얹어 주었을 때, 그 사소한 일로 윤태민이 내 마음속에 들어왔다.
[미안.]
하지만, 돌아온 건 비참함뿐이었다. 윤태민도 내게 마음이 있는 거라 착각한 내 마음이 만들어 낸 비참함.
이질감이 들 만큼, 어째서인지 예쁜 사람이랑만 사귀는 윤태민.
그럼에도 미워할 수조차 없이 너무 예쁜 윤태민.
그렇게 내 아픈 첫사랑은 끝난 줄 알았는데…….
“장단 맞춰 주니까 웃기지, 아주?”
재수하고 들어간 대학에서 그와 다시 만났다.
“너, 아무나 막 이렇게 끌어안고 잡아 주고 그래?”
“끌어안다니. 너 다칠까 봐 잡아 준 거지. 생각보다 음흉하네, 이거?”
“잡아 주지 마. 다치든 말든 그냥 냅 둬.”
그리고 나는, 아직도 윤태민이 좋았다.
“그러니까, 친구 하자.”
“…….”
“친구 하자, 하나야.”
친구 하자는 네가 싫으면서도 싫지 않을 만큼.
그 말에, 나는 다시 눈물이 났다.
저마다 아픈 손가락을 가진 누군가의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