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소개
피바람이 불던 날, 유일하게 살아남은 마지막 아이. 희온.
‘반역의 씨’라는 꼬리표를 숨긴 채, 월국의 황제가 있는 궁궐로 들어간다.
하나, 현을 적(敵)으로 둔 숙명이거늘. 어찌하여 ‘사내’로 마음속에 품어버리고 만 것일까.
“온아, 나는 널 마음에 담았다.”
“매일 밤, 널 품고 잠이 들고 싶다 말하면 거절할 것이냐?”
“앞으로는 항상 내 곁에 있거라.”
다정한 목소리가 귓가에 내려앉아 지워지질 않고, 짙게 팬 슬픈 눈동자가 머릿속을 헤집는다.
털어내고 떨쳐내려 해도 마치 놀리는 양 더 깊게 뿌리를 내린다.
가져선 안 될 마음을 품고, 바라봐선 안 될 사내를 사랑하게 된 반역의 씨, 희온.
그런 그녀를 처음이자 마지막 여인으로 가슴에 품은 황제, 현.
달(月)과 별(星)의 애달픈 사랑 이야기.
가슴 절절한 만월(滿月)의 빛이 지금, 당신의 마음속을 비집고 들어가 시리게 내려앉는다.
#나는 널 마음에 담았다
#절 믿지 마십시오
#꼬여버린 운명의 실타래
#황제를 원수로 둔 숙명
#복수의 칼을 품고 입궁했지만
#칼날은 무뎌지고 마음은 흔들린다
#거부할 수 없는 본능의 끌림
[미리보기]
“안고 싶었다. 내내….”
살짝 갈라지며 흘러나온 현의 목소리에 희온이 두 눈을 동그랗게 떴다.
쿵. 쿵. 쿵….
여과 없이 온몸이 반응하고 있었다.
이러다간 정말 터져 버릴 것 같아 희온은 팔을 안으로 넣어 현의 가슴팍을 슬쩍 밀어냈다. 현이 자연스레 밀려나 상체를 조금 떨어트리곤 살짝 달뜬 숨을 내쉬는 희온을 빤히 주시했다. 여전히 허리를 감싼 두 팔을 풀지 않은 채.
“볼이 빨갛구나. 숨도 거칠어졌고.”
다정한 웃음과는 달리, 자극적인 말이 날아들었다.
“아, 아니옵니다. 그저 조금 놀라서….”
“온아.”
“예. 폐하.”
“애써 멀어지려 하지 마라.”
온몸이 굳어 버렸다. 애써 멀어지지 말라니.
“너도 내게 이끌리고 있지 않느냐.”
이보다 직설적인 발언이 또 있을까.
에둘러 피해야 하나? …그러고 싶지 않아도?
“처음 둘이 만났던 날, 내게 말했었지. 너도 내게 이끌려 나왔다고. 하나, 그럴 수가 없다고. 처음엔 그저 당돌한 네가 눈에 밟혀 흥미로웠다. 한데, 얼마 지나지 않아 바로 알겠더구나…. 처음 봤던 날, 나는 너를 여인으로 담았다는 것을.”
현의 고백에, 속절없이 마음이 뛰었다. 머릿속이 새하얗게 변하고 온몸에 짜릿한 전율이 흘렀다.
아무것도 생각나지 않았다. 도무지 그 어떤 것도 생각할 수가 없었다.
작가소개
백합월
달을 보며 공상하기를 좋아하는 글쟁이입니다.
제 손끝에서 새롭게 만들어질 수많은 세상과 인물들이 독자님들의 마음 한편에 자리 잡아 오랫동안 간직되기를 바랍니다.
제 글을 읽어주시는 분이 단 한 분이라도 계시는 한, 멈추지 않고 글쟁이로 살겠습니다.
[백합월]을 검색하시고 제 긴 여정에 함께 해주세요. 지금 쓰고 있는 ‘위험한 소원’도 한번 들러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