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소개
대기업 R그룹의 막내딸 최지수.
그녀의 꿈은 기업을 운영하는 것이 아니라 동물에 의한, 동물을 위한, 동물의 동물원을 만드는 것!
그런데 이 동물원에 비밀이 있으니. 바로 호랑이 코너의 호랑이가 500년 먹은 산신령이라는 것.
아니 산신령이면 산에 있어야지 왜 동물원에 있대? 그럼 산신령이 아니라 동물원령 아냐?
흰색 긴 생머리의 이 아저씨, 좋은 산에 사당을 세워준다고 해도 나갈 생각이 없다.
그런데 이상하다. 왜 나는 이 능청스럽고 고리타분한 산신령에게 끌리는 걸까?
산신령과 동물원장이 헤쳐나가는 좌충우돌 동물원 러브코메디!
#짐승남
#호랑이
#동양시대물남주
#사랑은쟁취
[미리보기]
“갑자기 무슨 일이에요.”
“그날 그렇게 가버리고 보러도 오지 않길래 내가 대신 왔다네.”
“우리 집이 여긴 줄 어떻게 알고요.”
“동물원에서부터 따라왔다네.”
“그런 걸 사람들은 스토커라고 부르거든요? 범죄예요, 범죄.”
기분이 좋아졌지만 들키고 싶지 않았던 지수는 괜스레 백운에게 핀잔을 주었다. 효과가 있는 듯 백운은 꾸중 들은 강아지처럼 축 늘어져 버렸다.
“들어와요. 왔으니까 차라도 한 잔 줄게요.”
“아닐세 아닐세. 다 늦은 저녁에 처자 혼자 사는 집에 들어가면 되겠는가.”
“뭐 어때요. 연인 사이에. 오히려 집 앞에서 이러고 있는 게 남들 보기에 이상한 거라구요.”
“그냥 이것만 전해 주고 가면 되네. 여기 있네.”
백운은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오라 손짓하는 지수에게 종잇조각을 건넸다. 지수는 한쪽 눈을 찡그리며 종잇조각을 받아 들었고, 그 안에는 전화번호 하나가 적혀 있었다.
“이게 뭐예요?”
“내 연락처일세.”
“핸드폰 샀어요?”
“아직 어떻게 쓰는지는 잘 모르네만. 그걸 알려 주면, 될 거라고 그랬다네.”
쭈뼛거리면서 설명하는 백운의 모습에 지수는 함박웃음을 지어 보였다. 그러고는 소중하게 종이를 손에 쥐었다.
“그래서 진짜 안 들어온다구요? 여기까지 와서? 내가 핸드폰 쓰는 법 알려 줄 테니까 잠깐만 들어왔다 가요. 라면은 안 먹고 가도 되니까.”
“아닐세, 아니야. 어서 돌아가야 하네.”
“아니 왜요. 보통 여자가 이렇게까지 하면, 못 이기는 척하고 들어오는 게 남자 주인공이거든요?”
“가끔 처자가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르겠네만…… 처자 앞에 떳떳한 사내가 되기 위해서 가봐야 할 곳이 있네. 당분간 또 동물원을 비워야 할 거 같아서 온 것일세.”
귀까지 빨개져서 우왕좌왕하며 설명하고 사라지는 백운의 모습을 지켜보던 지수는 왠지 모르게 가슴 한구석이 찡하고 울리는 것 같았다. 연락할 방법이 없다고 칭얼거리던 자신의 이야기를 기억해 두었다는 것도 감동이었지만, 일부러 자신을 찾아오지 않는 그녀를 만나기 위해서 발을 동동거리면서 방법을 찾았을 모습이 상상되니 행복해진 지수였다. 집으로 들어선 지수는 잊어버리지 않기 위해 자신의 핸드폰에 백운의 번호를 저장하고는 그가 건네준 종이를 소중히 다이어리 사이에 끼워 두었다.
작가소개
Titian
어릴 때부터 글 쓰는 것을 즐거워하더니 결국 소설까지 출판하게 된 고양이 두 마리의 집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