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소개
정열적인 앙코르 무대 이후 로비는 인산인해를 이루었다.
거의 밤 11시가 다 되어 가는 시간이었지만 집으로 돌아가는 관객은 아무도 없었다.
한국인이지만 도무지 한국에서 공연을 잘 하지 않던 피아니스트의 첫 공연이다. 젊은 거장의 사인을 받기 위해 모두들 들뜬 마음으로 줄을 섰다.
흠뻑 젖은 옷을 갈아입은 멀끔한 얼굴의 피아니스트의 등장에 모두가 감탄을 절로 토해냈다.
아름다운 외모와는 달리 성격 나쁘기로 소문난 피아니스트, 앤서니.
그에게는 더러운 기억에 몸서리쳐지는 한국이라 오는 게 쉽지 않았다. 그러나 이제야라도 왔다.
오직 그 아이를 찾기 위해서.
한국에 온 김에 본격적으로 그 아이를 찾아봐야겠다고 앤서니는 굳게 다짐하고 있었다.
이제는 소녀를 봐도 알아볼 수 있을까, 자신이 없어질 만큼 너무나 오랜 시간이 지나버렸지만
내내 그리워했던 단 한 사람, 그 소녀를 앤서니는 찾을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