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소개
“은민아, 지금 우리가 서로를 생각하는 마음을 사랑이라는 단어로 정의 내렸지만 시간이 지나면 그게 잘못 됐다고 느낄 수도 있고, 지금 이 결정을 후회할지도 몰라. 하지만 우리에게 있을지 없을지 모르는 미래보단 지금 이 순간이 중요한 거 아닐까?”
귓가에 전해지는 태정의 마음에 은민이 되물었다.
“지금 이 순간?”
“그래, 지금 이 순간. 우리가 서로를 생각하는 마음, 서로를 바라보는 눈빛, 서로에게 건네는 말, 서로에게 하는 행동. 그게 중요한 거 아닐까?”
아마 태정이 지금 이 순간 ‘영원히 너만을 사랑할게.’라는 사랑의 맹세를 했다면 은민은 돌아섰을지도 몰랐다. 아직 사랑을 완전히 믿지 못하는 은민이기에. 하지만 태정은 그렇게 말하지 않고 자신의 솔직한 마음을 보였다. 그리고 그건 은민의 마음에 그대로 스며들었다.
“그래, 나 바보 맞아. 그래서 너만 보이고 네 목소리만 들려. 그러니까 나한테 와. 그리고 우리 함께 우리가 갖지 못했던 가족이 되자. 그렇게 하자.”
가족의 정을 모르는 태정은 은민에게 가족의 정을 느끼게 하고 싶었다. 그리고 은민을 통해 자신 역시 가족의 정을 느끼고 싶었다. 다른 누군가가 아닌 은민과 함께 하고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