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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완결 1권

    2009.06.01 약 15.7만자 4,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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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상처와 상처가 만나면, 그 만남은 어떻게 되는 걸까요?
울면 안 되니까. 울어서는 안 된다고 했으니까 우는 대신 언제나 환하게 웃음을 지었습니다.
그래서 남들은 사랑도 이별도 참 쉽게 하는 여자라고 말합니다.
언제나 아버지의 등만 보며 사셨던 어머니처럼 되고 싶지 않았을 뿐이었습니다.
그저 그녀만 보고, 그녀만 사랑해 주는 남자를 만나고 싶었을 뿐이었습니다.
그리고 그런 남자를 만났다고 생각했습니다.
사람 사귐은 서툴지만 드디어 그녀의, 그녀만의 남자를 만났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그는 그녀처럼 울지 못하는, 울 줄 모르는 남자였습니다.
먼저 손을 내밀어도, 먼저 품어도 제자리일 뿐인 남자였습니다.

▶ 책 속에서

시현은 지호를 응시했다. 방을 나가던 여자의 쓸쓸한 눈빛과 달리 지호의 눈은 열기로 가득했다. 지호의 눈도 그 여자처럼 쓸쓸할까 봐 두려웠던 시현은 마음을 정했다. 시현은 마음에 있던 그 여자를 보내겠다는 지호의 말을 믿어 보기로 했다.

“어렸을 땐 이렇게 켜지는 비상등이 너무 재미있었어요. 사람이 움직이는 것을 어떻게 감지하고 불이 켜질까 하면서요. 조금 더 컸을 땐 이런 센서가 얼마나 허술한지, 깨닫고 실망했죠. 여기 이렇게 서 있어도 금방 불은 꺼지잖아요.”

시현과 지호를 비추던 비상등이 꺼지면서, 입구가 어두워졌다.

“다시 움직이면, 불이 또 켜지겠지.”
“그런가요? 그렇지만 난 그냥 이렇게 서 있어도 내가 여기 있는 줄 알아줬으면 좋겠어요.”

시현이 지호의 심장에 손바닥을 가져갔다. 우두커니 서 있던 지호의 숨결이 빨라졌다.

“나, 윤지호 씨가 다 비우고 올 때까지 가만히 있기로 마음먹었어요. 가만히 이렇게 있어도 내가 여기 있다는 것, 알아줄 거죠?”


이 전자책은 2006년 11월 출간된 나비 <그녀의 남자>를 eBook으로 제작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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