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소개
둘은 여전히 마법의 쇠사슬에 묶여 있었다.
두 사람 사이의 간격이 너무 컸던 것일까? 알렉 네빌은 그렇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캐시는 확신할 수가 없었다. 두 사람은 육체적으로 격렬하게 끌렸던 것이다. 10년 전 그렇게도 길고 무더웠던 여름날의 기억들이 밀려온다. 그 여름날 캐시는 지금보다 더 젊고 야성적인 알렉과 사랑에 빠졌다. 그때 그녀는 알렉에게 헤어지자고 말했다. 비록 그 때문에 세상이 끝나는 듯한 고통을 참아야 했지만 그 후 캐시는 힘겹게 독립하여 작가로 성공한다. 이제 알렉이 다시 그녀의 삶 속에 등장했다. 또다시 그와 사랑에 빠진다는 것은 뿌리치기 어려운 달콤한 유혹이다.
▶ 책 속에서
"내가 영화 티켓 대신 당신 몸을 요구할지도 몰라 두려운 건가?"
"물론 아니에요." 캐시가 반박했다.
"캐시, 가끔 만나자고 제안한 사람은 당신이었소. 하지만 만날 때마다 내가 당신에게 달려들까 봐 두려워한다면 이런 만남이 도대체 무슨 의미가 있겠소."
그가 그녀의 턱에 손가락을 대고 그녀의 눈을 지그시 바라보았다.
"당신이 인형의 집으로 달려가기 전에 내 한마디 하겠소. 이건 연극배우들이 공연을 하기 전에 의상을 갖춰 입고 하는 리허설이 아니야. 이건 삶이오. 자신의 껍데기 안에서 나와 삶 속에서 살아가야 하는 거요. 시간은 흘러가고 있소, 캐시."
"당신과 같이 자지 않은 한 이런 시간을 갖는 건 좋아요."
아무런 감정도 드러내지 않은 채 캐시가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