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소개
비애각(悲愛閣)
12세기 중반 무렵 고려는 무더위로 기승을 부리고 있었다.
현(晛)마을이란 아주 가난한 마을에 행순이 진통을 겪고 있었다. 남편 춘식이 서둘러 산파를 알아보지만 쉽게 찾을 수 없었다. 이윽고 어렵게 찾아낸 산파는 그 행색이 의아스러울 정도였다. 행순이 남자아이와 여자아이… 이란성쌍둥이를 낳는다. 쌍둥이는 흉조로 여겼기에 산파는 여자아이를 데리고 춘식의 집을 나선다. 불길한 예감을 떨치지 못한 춘식이 산파의 뒤를 쫓는다. 산파는 마녀였다. 우여곡절 끝에 산파를 물리친다. 춘식은 발걸음을 재촉한다. 무사히 여자아이인 은애를 매향에게 맡기고 집으로 돌아오던 중 죽은 줄로만 알았던 산파와 혈투를 벌이다 그만 숨을 거두게 된다. 그 충격으로 행순은 귀가 멀고 말을 잃게 된다.
8년이 지나고 은애는 수난을 겪게 된다. 매향이 자리를 비운 사이이면 은애를 천적으로 여기는 명주가 괴롭히지 못해 안달이 난 사람처럼 모질게 굴었다. 매향은 명주를 피해 은애를 데리고 아영이 있는 곳으로 떠난다. 그곳에서 은애를 여기(女妓)로의 삶을 살게 하려 하지만 아영의 반대로 수포로 돌아가고 만다. 매향은 아무 말도 없이 떠난다. 은애는 왕비가 되기 위해 예절과 품위를 배워간다. 그러던 중, 비풍이란 남자를 만나 사랑에 빠지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