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소개
"어디 구석에라도 끌고 가주기를 바라는 것 같은 눈으로 날 보지 마시오."
재미있다는 듯한 말투였지만 그의 시선은 부드럽지 않았다. 프루던스는 정신이 번쩍 들어 안경 너머로 눈을 깜빡거렸다.
"어머나!"
그녀는 혼자말처럼 중얼거리고 부채를 펴서 부치기 시작했다.
"제가 쳐다보는 게 무례하게 느껴지셨다면 용서하세요, 백작님. 요즘 제가 왜 이러는지 모르겠어요. 근데 이 안이 좀 덥지 않나요?"
그녀는 부채질하는 속도를 한층 높였다.
"그렇소. 불편할 정도로 덥군."
레이번스카는 입술을 삐죽거리며 말했다.
그의 목소리에서 무언가 느껴져 프루던스는 다시 한 번 그를 쳐다보았다.
실수였다.
그의 시선은 번개를 몰고올 폭풍구름처럼 위험하게 번뜩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