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소개
"부탁 하나 들어주실래요?"
발해의 거상인 천화상단의 후계자 서영은 강제로 혼인을 시키려는 어머니 예진을 피해 남장을 하고 도망친다. 그러나 그녀를 도와준 규인이 사실은 어머니가 낙점한 신랑감일 줄이야! 실종된 오빠의 흔적을 뒤쫓으며 서영은 점점 규인에게 빠져드는데…….
"얼굴을 좀 펴세요, 공자님."
"무, 무슨……. 남의 얼굴을 허락 없이 그렇게 가까운 데서 보는 건 무례라고 알고 있소."
"그야 예의를 따지자면 그렇지요. 하지만 다른 사람이 우울해하는 모습을 보면 사만히 있을 수 없어요. 놀라셨다면 죄송해요."
규인은 순간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 듯한 기분을 맛보았다. 미인이라면 이 땅에서건 바다 건너서건 수없이 본 그였다. 그러나 지금 그의 옆에 있는 여인은 근본적으로 그의 마음을 뒤흔드는 무언가가 있었다. 규인은 떨리는 가슴을 눈치 채이지 않으려고 일부러 냉정한 목소리로 말했다.
"알았다면 다음부터는 행동을 삼가면 될 일, 이만 물러가도록 하오."
"싫은데요, 전 공자님이 마음에 들거든요. 키가 큰 것도, 심각한 얼굴도 좋아요."
자신의 냉대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거리낌없이 웃는 서영을 보자 가슴이 두근거렸다. 진정시키려했지만 여전히 심장은 거칠게 뛰었고, 등줄기에 식은땀이 흐를 지경이었다.
- 본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