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소개
현준, 연수를 만나다
유일한 가족인 할머니 마저 돌아가시고 세상에 홀로 남은 연수는 할머니의 오랜 지인이라 자청하는 이 회장 내외의 후원을 받으며 그들의 집에 들어가 살게된다. 이 회장 내외의 사랑을 받으며 남부러울 것 없이 행복한 생활을 하는 연수. 그러던 어느 날 그 집의 골칫덩어리 외손자 현준을 만나게 되고, 그로 인해 그녀의 인생은 꼬이기만 하는데….
<발췌문>
"두 분, 서로 초면이시죠? 이쪽은 이 회장님의 외손자이신 강현준 군, 이쪽은 회장님의 오랜 지인이신 홍 여사님의 손녀, 권연수 양입니다."
이 회장의 외손자라는 말에 연수는 고개를 번쩍 들었다. 선생님을 내쫓고 폭력으로 사람을 4주 동안이나 입원시켰다는 그 날라리? 믿을 수가 없었다. 그는 전교 학생회장을 맡아도 손색이 없어 보일 정도로 단정해 보였다.
"아, 안녕하세요? 권연수입니다."
"너, 몇 살이야?"
어느새 그녀 앞으로 다가온 그가 대뜸 반말로 묻자 연수가 얼굴을 찡그리며 살짝 눈을 들었다.
"연수 양은 고등학교 2학년으로, 열여덟 살입니다."
박 실장이 옆에서 대신 알려주었다.
"나보다 두 살 많네."
‘뭐, 뭐야, 나보다도 어리잖아. 나이도 어린 게 어디서 반말이야.’
"고 2라…."
그는 그녀의 시선에도 아랑곳없이 혼자 작게 중얼거리는가 싶더니 갑자기 씨익 웃으면서 손을 내밀었다. 그 짧은 순간, 그녀의 눈앞에는 버릇없던 날라리는 사라지고 단아한 얼굴에 붙임성 좋은 남자아이가 서있었다. 연수는 설레는 가슴으로 머뭇머뭇 그가 내민 손을 잡았다.
"어…!"
서로의 손끝이 닿는 순간 찌릿하고 감전된 듯한 느낌에 그녀는 재빨리 손을 빼내려 했다. 하지만 그는 그녀의 손을 놓칠세라 재빨리 꼭 잡았다.
"만나서 반가워."
그의 눈에서 반짝임을 느꼈다고 생각한 찰라 그의 엄지손가락이 그녀의 손등을 가볍게 쓸었다. 너무 놀란 연수가 움츠리며 다시 손을 빼려 했지만 그는 더 강하게 힘을 주며 놓아주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