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소개
쓰러져도 다시 일어서는 인간군상!
삼류로 불리는 하층민 출신들, 핏덩이로 버려져 낙양 빈민촌 여인의 손에서 자란 주민.
그는 굶주림에 시달리는 사람들을 위해 야래향이라는 도둑이 된다.
사악한 부호들의 재물을 훔쳐서 빈민들의 주린 배를 채워주던 주민은 어느날천하제일인자인 황보경의 살인자로 몰리고...
자신의 운명에 꺾이지 않고 무심결이라는 희대의 절공을 터득하여 온갖 역경을 헤쳐나가는 진경이 장엄무비하게 펼쳐진다.
밑바닥 인생에서 중원무림의 제일인자가 되는 무심결은 그래서 새롭고 통쾌하다.
<맛보기>
* 서장 살신성인(殺身成仁)
①
<선(善)과 악(惡)>
수만 년의 인류 역사에 이 문제만큼 풀기 어려운 숙제도 드물 것이다. 사람들은 학문은 물론이요 주위의 사소한 일에서도 항상 선과 악의 문제를 결부시킨다. 무엇이 선이고 무엇이 악인가? 흔히들 선은 좋은 것이요, 악은 나쁜 것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그렇게 단순한 것이 아니다. 좋고 나쁨은 보는 이에 따라서 다르고, 입장에 따라서 다르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아무리 나쁜 일을 한 자식이라도 그 부모에게는 실수로 보이지, 악을 행한 것으로 보이지는 않기 때문이다. 역사적으로도 마찬가지이다. 우리는 흔히 반란은 나쁜 것, 즉 악이라고 한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성공하면 선이요, 실패하면 악이 되고 만다. 그래서 혹자는 선과 악은 동물세계의 적자생존의 법칙과 같다고 한다.
<이기면 선이요, 패하면 악이다.>
이것이 가장 잘 드러나는 곳이 바로 무림(武林)이다.
오직 무공과 권모술수에 의해서 이기는 자만이 선과 악을 논할 수 있는 곳. 그곳이 바로 무림이다. 패한 자는 아예 이런 논쟁에 끼여들 틈도 없이 승자에 의해서 악인으로 규정되어 버린다.
수백, 수천의 인명을 해친 고수가 천하를 지배하면 천하제일인자라는 칭호를 받지만, 고작 한두 명의 인명을 해치면 그것으로 무림 공적이 될 수 있는 것이 바로 무림의 세계이다.
그래서 묘하게도 무림 천 년의 역사에서 악의 세력으로 불리어졌던 마교를 비롯한 사파세력은 패자에 불과했다. 만약 그들이 무림을 지배해 왔더라면 그래도 구파일방을 위시한 정파들이 선한 세력이라고 불리워졌을까?
대부분의 무림인들은 정파는 항상 선한 일만을 해왔으며 사파와 흑도들은 흉측한 얼굴에 사악한 마음씨를 가진 사람들이라고 생각한다. 아니 그렇게 생각하고 싶어한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허다했다. 고인 물이 시간이 흐르면 썩듯이 무려 천 년이란 세월 동안 권력을 유지한 집단이 썩지 않을 수가 있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