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소개
결국 난 유리의 보디가드였군! 어디 보자…… 아직 5시가 채 안 됐으니까 여섯 시간이나 남아 있는 셈이군. 그 친구가 오늘도 밤 11시에 집을 출발한다면 말야.
베개를 대신할 만한 것을 찾은 춘섭은 텐트 속으로 기어 들어가 슬그머니 누웠다.
"말상대도 안 해 주고 자려는 거예요?"
"이해해 줘. 3일 동안 네 시간밖에 자지 못했어. 한데 왜 이렇게 빨리 부른 거지?"
"머리 좀 식히라구요."
"나한텐 지금 잠이 최고야."
"커피 마셨잖아요."
"수면제로 마신 거야."
유리가 구시렁거리는 소리는 어느새 혼미해진 춘섭의 의식에서 멀어져 갔다.
"춘섭 씨! 춘섭 씨!"
부르는 소리에 춘섭은 눈을 떴다. 사방은 캄캄했다.
"여기가 어디지?"
춘섭은 입가의 침을 훔쳤다.
"쉿! 목소리 낮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