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소개
그대여, 참으로 고독한가?
그렇다면 가장 위대한 적을 친구로 만들어라.
그대여. 삶이 그대를 지치고 힘들게 하는가?
그렇다면 가장 힘든 험로를 선택하여 나아가라.
그대여, 적들의 음모에 빠져들었는가?
그렇다면 빠져나오려 발버둥치지 말고 오히려
그 안으로 당당하게 들어가라!
아름다운 가인이 그대에게 사랑을 보내는가?
그렇다면 추호도 망설이지 말고 사랑을 받아주어라.
칼이란 가장 차갑기 때문에 가장 뜨거운 가슴을 벤다.
吳松鶴!
처음에 그는 세상에서 가장 저주밭은 운명이었다.
그러나 그 참혹한 삶을 오히려 웃음으로 받아들였을 때......
그는 이 세상에서 가장 고귀한 자리에 서 있었다.
<맛보기>
* 제1장 二重追跡
청해성(靑海省) 태열목산(太熱木山),
백육십 여 깎아지른 듯한 봉우리로 이루어진 원시(原始)의 험산인 이곳에 늦 겨울의 한파가 몰아닥치고 있었다.
휘우우......
휘우우웅......
한치 앞도 분간할 수 없는 눈보라....
그것은 정녕 지독한 눈보라였다. 얼마나 지독한가 하면 지금이 도대체 낮인지 저녁인지 조차 구분할 수 없을 정도였다.
그런데......
한 사람,
한 남의인(藍衣人)이 어느 한 산중턱 눈덮인 암반위에 석상처럼 미동도 않고 앉아 있었다. 얼마나 오랫동안 움직이지 않았는지 얼굴조차 눈으로 범벅이 된 모습이다.
마치 눈 가면을 쓴 듯한 모습......
대체 이 남의인은 맹수들만이 득실거리는 이 오지(奧地)에서 무엇을 하고 있는가?
이때다.
남의인에게서 나직한 탄식성이 흘러나왔다.
"벌써 구십일동안이나 기다렸는데도 가느다란 조짐조차 보이지 않는구나. 본좌가 천기(天機)를 잘못 짚었단 말인가?"
온화한 위엄이 느껴지는 오십대의 음성이었다.
"헛헛...... 어쨌든 간에 배나 채워야겠다. 본좌도 이젠 늙었는가? 겨우 한 달을 굶었는데 뱃속에 기름기가 마르다니......"
무슨 소린가?
만약 누군가 이말을 들었다면 틀림없이 정신나간 작자라고 했으리라.
한 순간,
남의인은 왼쪽 팔을 앉은 자세 그대로 쭉 내뻗었다.
후우웅!
기음(奇音)과 함께 십여장 밖의 가시덤불 한 무더기가 그대로 빨려왔다.
절정(絶頂)의 섭물신공(攝物神功)인데......
가시덤불은 남의인의 손에 닿자마자 그대로 불붙어 타오르기 시작했다.
화르르......
"자...... 이젠 토끼놈이라도 하나 와주어야 할텐데......"
남의인은 불을 쬐며 나직이 중얼거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