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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권

    2008.05.01 약 13만자 900원

  • 2권

    2008.05.01 약 13.3만자 900원

  • 완결 3권

    2008.05.01 약 14.3만자 9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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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웃기는 酒樓

"야, 천칠(千七)! 빨리 안 나갈 거야?"

몹시도 뚱뚱하여 돈돈(敦豚)이라는 별호를 가진 장방(長房)이 주방 안을 들여다보며 거칠게 소리쳤다.

"아, 알았어요. 지금 가요!"

이제 겨우 십사오 세 정도 된 어린 소년이 돈돈의 성난 목소리에 화들짝 놀라며 주루 안으로 쪼르르 달려갔다. 소년은 주루에서 일하는 점소이답지 않게 제대로 먹지 못하였는지 비쩍 마른 몸집이었다. 그의 의복은 남루하기는 하였지만 지저분하지는 않았다.
소년은 천소기(千召奇)라는 그럴 듯한 성명이 있으나 주루에서는 모두 그를 천칠(千七)로 불렀다. 그가 주루에서 일하는 점소이 중 가장 말석인 일곱 번째를 맡고 있기 때문이었다. 그것도 그들이 기분 좋을 때 부르는 소리이다. 보통은 그를 천치(天痴)라고 부르며, 그를 조롱하기 일쑤였다. 그에게 천치라는 좋지 않은 별호가 생긴 것은 순전히 그의 불학무식(不學無識) 때문이었다. 천칠은 아직까지 자신의 성명 석자는 물론 한 일(一)자도 제대로 구분할지 모른다. 그래서 모두들 천칠을 천치라고 부르는 것이다.
하지만 천소기는 읽고 쓸 줄은 모르지만 말만은 청산유수였다. 어디서 주워 들었는지 제법 그럴 듯한 말을 주워댈 때면 손님들도 배꼽이 빠지라고 웃곤 하였다. 그건 천소기가 주워듣긴 들었는데, 그 뜻을 정확히 몰라 엉뚱한 고사성어를 읊어대기 때문이었다.

돈돈이 천칠에게 거칠게 소리친 것은 손님이 왔음을 알려 주는 그만의 방법이었다.
천소기가 몸담고 있는 주루의 점소이들에게는 제법 엄한 규율이 있었다. 그 규율이란 게 하도 웃겨 누구나 농담인 줄 알지만, 그 웃기는 규율 때문에 혹독한 매질이 뒤따르곤 하였다.
자신보다 서열이 높은 점소이보다 하루 수입이 많으면 안 된다는 것이 바로 첫 번째 규율이고, 손님이 왔는데도 자신의 차례를 지키지 않고, 먼저 나가거나 나중에 나가도 안 된다는 것이 두 번째 규율이다.
주루에 드나드는 주객들이 때로는 기분이 좋아 우수리 은자를 가지라고 기분을 내는 경우가 종종 있기에 점소이들의 수입은 괜찮은 편이다. 두 번째 규율은 제법 차려입은 손님이 오면 후닥닥 달려나가고, 허름한 의복을 걸친 손님이 오면 나가지 않으려는 점소이들을 다스리기 위하여 돈돈이 만든 규율이었다.
사실 전에는 제법 돈푼깨나 있어 보이는 손님은 언제나 첫째 점소이인 도진(陶臻)의 차지였다. 도진은 이곳에서 무려 십이 년이나 근무한 점소이였다. 다소 오만한 얼굴을 하고 있는 그의 나이는 올해 이십이 세로 점소이 중 가장 연장자이기도 하였다. 그의 성격은 거만하고, 잔인한 구석이 있었다. 하지만 그것은 점소이들의 세계에서만 그렇다.

[작품 공지]
본 작품은 제공사 요청으로 인하여2016년 5월 25일부로 대여 서비스가 추가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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