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소개
칼과 죽음을 운명처럼 벗삼으면서 살아가는 무림인(武林人)들에게 꿈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그들은 한결같이 이렇게 대답할 것이다.
-무적(無敵)의 천하제일인(天下第一人)이 되는 것이오!
그리고 다시 무엇을 가장 갖고 싶느냐고 물으면 무림인들은 한결같이 이렇게 대답할 것이다.
-천하에서 가장 훌륭한 병기(兵器)와 파천황(破天荒)의 무공기서(武功奇書), 단숨에 내공을 조화(造化)의 경지까지 끌어올려주는 영약(靈藥)이오!
전설(傳說)!
하늘 아래에서 숨쉬고 살아가는 모든 인간들이 태어나는 순간부터 무림에 들어가는 순간까지 버리지 못하고, 버릴 수도 없는 꿈의 전설이 있다.
그것은 무림인들이 꿈속에서라도 찾기를 갈망하는 다섯 개의 천병(天兵)과 아홉 종류의 무공(武功) 기서(奇書)와 두 가지의 영약(靈藥)에 관한 전설이었다.
그 전설은 말한다.
-하늘 아래, 파천(破天)의 힘을 지닌 다섯 개의 병기가 있으니, 그것들을 일컬어 파천오병(破天五兵)이라 하노라!
첫 번째 파천신병(破天神兵), 음양쌍환(陰陽雙環)!
지금으로부터 수백 년 전인 춘추시대(春秋時代)에 한 장인(匠人)이 있었다.
그의 이름은 귀장(鬼匠) 고금부였다.
그는 하늘의 저주를 받아 태어난 인간이었다. 왜냐하면, 그는 여자와 남자의 생식기(生殖器)를 동시에 지니고 태어났기 때문이다. 덕분에 그는 보름 동안은 여자로, 나머지 보름간은 사내로 지내야만 했다. 그럼에도 그는 하늘의 섭리와 운명에 의해 한 여인과 결혼을 하게 되었고, 슬하에 두 명의 아름다운 딸을 두게 되었다.
비극(悲劇)은 바로 그의 두 딸로부터 비롯되었다.
만월(滿月)이 휘영청 뜨는 보름의 밤만 되면 고금부는 엄청난 욕화(慾火)에 휩싸이는 천형(天刑)의 저주(咀呪)를 겪어야만 했다.
그것은 성별(性別)이 바꿔지는 과정 속에서 일어나는 불가피한 운명이었다.
바로 그러한 순간에 그의 두 딸이 그를 찾아온 것이다.
성별이 바뀌는 그 순간에 일어나는 욕화는 악마(惡魔)의 저주(咀呪)와도 같은 것이어서, 고금부는 그만 이성을 잃고 두 딸을 강간(强姦)하고 말았다.
고금부는 자신의 앞에서 혀를 깨물고 자결하는 두 딸의 모습을 그저 망연히 지켜보면서 하늘을 저주했다. 그리고, 그는 자신에게 그런 천형(天刑)을 내려준 하늘을 멸(滅)해버릴 가공할 파천의 병기를 만들기 시작했다. 그것이 바로 음양쌍환(陰陽雙環)이었다.
무엇으로 만들었는지 모른다.
어떻게 생겼는지도 모른다.
하나, 그것을 만들고 난 고금부는 하늘을 우러러 보며 처절히 부르짖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