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소개
오백 년전(五百年前),
약관(弱冠)의 청년(靑年) 하나가 중원에 나타났다.
그는 중원(中原)에 일보(一步)를 내딛으면서 먹이를 눈 앞에 둔 야수(野獸)처럼 이글거리는 눈빛으로 광소를 터뜨렸다.
-크하하하핫! 나 천마조종(天魔祖宗) 동곽후(東郭候)는 천마(天魔)의 후예(後裔)다. 금후(今後)로 천하는 나 천마조종 동곽후에 의해 지배되리라!
당시 천하는 소림사(少林寺)를 중심으로 정도십파(正道十派)에 의해 평화(平和)를 구가하고 있었다.
당시 정도십파는 전무후무(前無後無)한 성세(盛勢)를 이룩하고 있었기 때문에 그들은 천마조종 동곽후의 광언(狂言)에 신경조차 쓰지 않았다.
그러나, 마천루(摩天樓)처럼 영원할 것만 정도십파가 어이없게도 천마조종 동곽후의 천마교(天魔敎)에 의해 단지 십 년(十年) 만에 모래성처럼 허물어져 버렸고, 천마조종 동곽후는 자신의 예언대로 무림의 주인이 되었다.
마도통천하(魔道通天下)!
이후 백 년 동안 천하는 천마조종이 이끄는 천마교(天魔敎)에 의해 지배를 당했다. 그것은 미래를 전혀 기약할 수 없는 어둠의 세월(歲月)이었고, 그 시기는 무려 백 년에 걸쳐 계속되었다.
하늘과 맞닿을 듯 까마득하게 솟아있는 산봉(山峰),
일신에 고아한 백삼(白衫)을 걸친 동안학발(童顔鶴髮)의 고고하고 청수한 노인 하나가 장승처럼 우뚝 서 있었다.
나이를 전혀 짐작할 수 없는 그에게서는 은연중 만인제왕(萬人帝王)의 막대한 위엄(威嚴)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노인이 문득 어둠에 잠긴 야공(夜空)을 응시하며 한숨을 토했다.
"휴…… 이렇듯 천하를 굽어보는 자리에 올라섰음에도 나 천마조종 동곽후의 가슴은 어찌하여 이토록 공허하단 말이냐? 이제는 얻고자 해도 더 이상 얻을 것이 없거늘……"
노인, 천마조종 동곽후는 다시 탄식을 불어냈다.
"아아…… 적수가 없다는 것이 이토록 견디기 힘든 고독(孤獨)과 허무(虛無)를 가져다줄 줄이야……"
바로 그때였다.
번쩍!
야공(夜空)에서 돌연 한 줄기 섬광(閃光)이 일었다. 그 빛은 태양이 폭발한 것처럼 강렬하기 이를데 없었다.
"천풍성(天風星)!"
무심코 섬광을 바라보던 동곽후가 전신을 부르르 떨며 경호성을 토했다.
"내 대(代)에 이르러 천마성(天魔星)의 상극(相剋)인 천풍성이 나타나다니…… 아니, 천풍성의 전설이 사실이었다니…… 정말 놀랍구나!"
동곽후의 뇌리에 하나의 무서운 전설이 떠올랐다.